나눔 30편: 나의 걸어 갈길

내 인생의 전반전은 나의 달려갈길 (나눔 1편부터 27편 까지의 제목) 이었다면 은퇴후에 후반전은 나의 걸어 갈길이다.

전반전에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옆이나 뒤를 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달리기만 하면 금방 지쳐서 후반전에는 걸을 힘도 없어진다. 

옆에 예쁜 꽃이 "Hello" 하며 윙크를 하는데도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자기 생각에는 빠르게 걷는다고 열심히 기어가는 거북이도 보지 못한다. 내가 너무 빨리 뛰어서.

부지런히 일 하는 개미 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사실 개미의 삶이 바로 앞만 보며 뛰는 나의 모습과 같지만.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꾸며 놓은 지구위에 살면서 그것들을 보며 느끼며 즐기지 못한다.

내 곁에 두신 소중한 내 가족, 친구, 교회 식구들과도 함께 할 시간이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한번 만나자고 하셔도 내가 너무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의사와 약속 하듯이 주님과 약속을 하고서야 겨우 만난다. 주님이 너무 섭섭하다고 하신다.

은퇴 (Re-tire) 란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것 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듯이 내 인생 후반전은 걸으며 주님과 약속 시간을 정할 필요도 없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항상 대화를 나누며 날마다 사랑을 나누며 살고보니 이런 삶이 바로 천국을 맛보며 사는 삶이 아닌가? 천국에 가서도 주님과 서먹서먹 하지 않을것 같다.

나는 가끔 이렇게 기도한다. 천국에 갔을떄 나에게 주실 상금이 있다면 (내가 주님 말씀 순종하지 못한일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상금 대신 벌을 받아야 할지 모르지만) 주님 사역 위하여 뛴 차 mileage (km)로 하자고. 

집에서 교회는 왕복 2시간, 여러 해 동안 내가 섬기던 목장에 몇 교우들 집은 우리집에서 왕복 3시간 거리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전화 심방하여 함께 전화로 기도 하는 일을 즐겨 하였으며 지금도 우리 가족중에 누가 아프거나 기도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전화로 함께 기도 한다.

섬기던 교회가 큰 문제에 봉착 하였을 당시에는 시무 장로로서 당회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에 4 - 5 시간 (직장에서 집까지 2 - 3시간, 집에서 교회까지 2시간)을 운전해야 했던 적이 너무나 많았다. 어떤 주는 일주일에 몇번씩 만나 늦게까지 회의가 진행 되었던 때도 많았다.

꿈 같은 세월이었고, 다시 반복 하라면 도저히 못할것 같다. 성령님의 도움 없이는 하지 못하였을것이다.

이제 걸어가며 글을 한 편씩 쓰다보니 주님의 사랑을 순간마다 체험한다. 나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와 시간과 사랑을 주셨는지를.
이렇게까지 아니 하셔도 되는데 목숨까지 내어 놓으신 분이 무얼 더 주시겠다고 오늘도 나 위해 그다지도 분주 하신지. 주님! 이 전보다 더욱 사랑합니다. 이런 주님이 너무나 좋습니다. 

오늘도 나는 주님과 걸어 가련다. 이제는 뛰지 않으련다. 내 본향에서 그와 함께 황금길을 걸을 날을 상상하며 고대하면서.